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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반려

기사승인 2019.07.30  06: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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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일보 이주옥(수필가)] 어쩌다 집 앞 공원이나 가까운 등산로를 산책하다 보면 강아지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갖은 색깔로 털을 염색하거나 귀여운 옷을 입은 강아지를 볼 때는 자연스레 눈이 간다. 휴일의 공원은 사람들의 쉼터도 되지만 모처럼 주인을 따라나선 강아지들에게도 행복한 외출일 것이다. 강아지를 딱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바라보면서 더불어 평화롭고 행복한 기분을 느낀다.  

가뜩이나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은 요즘은 특히나 이런 동물들이 반려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것 같다. 사람에게 치이거나 상처받느니 언제나 반겨주고 받은 사랑만큼 보답하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더 의지하는 듯 보인다.

예전부터 동물은 사람들의 곁에서 늘 함께했다. 그중 개, 특히 강아지는 농사일에 바빠 돌보기 어려운 막내의 둘도 없는 친구였고 자라서는 도둑을 막는 경비역할까지 했다. 그 밖의 소나 돼지 등 크고 작은 동물들도 늘상 한 집안의 자연스런 식솔이었다. 그러면서도 적당히 함부로 취급받고 주인을 위해 언제든 희생을 해도 되는 존재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한 탓일까. 요즘은 강아지나 고양이는 사람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 것 같다. 갖은 치장을 하고 간혹은 사람도 먹기 힘든 고급스런 음식을 먹는다. 그들만을 위한 카페도 있고 호텔도 있다. 때맞춰 예방접종도 하고 철 따라 옷도 마련해 준다. 심지어 간식이나 장난감도 갖춰줘야 한다. 때론 그럴싸한 전용 케이지에 담겨져 주인이 타는 고급 승용차를 타고 우아하게 외출에 나서기도 한다. 사람들은 애 하나 키우는 것보다 더 신경이 쓰이고 돈이 든다고 말하면서도 공을 들이고 즐거워하는 눈치다. 있는 듯 없는 듯 허드레 취급이 아닌, 집 안의 중요한 식구로 가족사진 속의 한 자리를 차지한다. 지인의 회사 옆엔 반려동물의 납골당이 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그들을 떠나보내는 구슬픈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곤고한 사람 팔자보다 상팔자라는 얘기는 단순히 우스갯말이 아닌 듯하다. 이런 모습에 몇몇 사람들은 과하다고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고 혀를 차기도 한다. 하지만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는 아무 데나 유기하는 사람에 비하면 오히려 다행이지 않은가. 어쩌면 사람의 정이 메마른 삭막한 시대에 묵묵히 곁을 지키고 따르는 반려동물의 습성에 기대는 이 시대의 한 단면일지도 모르겠다. 반면 과잉사랑도 문제지만 함부로 취급당하는 애완동물들의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돈다.

동물애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그들의 무자비함에 공분할 정도다. 가뜩이나 사람의 목숨도 가벼이 여기는 현실에 한낱 작은 동물 한 마리도 소중히 하며 그들에게 넘치는 호사를 누리게 하는 건 오히려 박수 쳐 줄만한 인간애가 아닐는지.  

나도 약 10년 전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었다. 입양 당시 썩 내키지 않았지만 아이가 간절히 원했기에 오랜 날 고민 끝에 허락했다. 태어난 지 40일쯤 되는 말티즈였다. 탐탁지 않아 하던 내 눈에도 들 만큼 유별나게 예쁘게 생긴 강아지였다. 적응하는데 나름 진통을 겪었지만 별 탈 없이 우리 가족이 됐고 4년을 함께 살았다. 하지만 사정이 생기고 거처를 옮기면서 남에게 줄 수밖에 없었다. 강아지가 떠난 그날 밤, 난 꼬박 뜬눈으로 날을 샜고 아이들의 눈물은 지금도 기억하기 싫은 슬픔이다. 그때 난 다짐을 했다. 살아있는 생명은 두 번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키우지 않으리라고. 이렇게 애완동물이나 식물 한 뿌리도 생명을 가지고 내 곁에 머물다 가는 것은 감정변화를 불러일으킬 만큼 존재가치가 있다.  

예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과 의미로 동물과 사람과의 공생이 일반화됐다. 많은 사람들이 한낱 미물인 동물들에게 사람한테서 느낄 수 없는 마음의 위안과 안정을 받는다. 다만 지나친 사랑과 과잉보호로 공공장소에서 뭇사람들 감정을 상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만 삼간다면 작은 동물 한 마리도 귀한 생명체로 사람들 곁에서 충분히 따뜻한 반려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주옥 leejo9004@hanmail.net

<저작권자 © 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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